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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여행 필수 영화 (국제시장, 밀수, 친구)

by 수니의공간 2025. 6. 21.
부산은 영화의 도시로 불릴 만큼 다양한 작품의 배경지로 사랑받아왔습니다. 도시 특유의 정서와 다채로운 풍경은 감독들의 창작욕을 자극하고, 관객에게는 현실감 있는 몰입을 제공합니다. 특히 부산 여행 전, 그 지역을 담은 영화를 보면 감정이입은 물론 여행의 깊이도 훨씬 더해집니다. 이번 글에서는 대표적인 부산 영화 세 편, '국제시장', '밀수', '친구'를 통해 영화 속 주인공의 삶과 도시의 실제 배경을 짚어보며, 여행 전 감상하기 좋은 이유를 설명합니다. 각 영화는 시대적 배경과 인물의 서사, 그리고 부산이라는 공간의 의미를 다르게 활용해 특별한 감동을 선사합니다.
부산 여행 필수 영화 (국제시장, 밀수, 친구)
 

1. 국제시장 – 덕수의 인생, 부산 국제시장의 역사

2014년 개봉한 윤제균 감독의 ‘국제시장’은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한 남자의 인생에 녹여낸 감동적인 영화입니다. 주인공 윤덕수(황정민 분)는 6.25 전쟁 당시 흥남철수 작전에서 아버지와 여동생을 잃고 어머니, 동생과 함께 부산으로 피난 옵니다. 그들이 정착한 곳이 바로 영화의 제목이자 주요 배경인 국제시장입니다. 이곳에서 덕수는 어린 시절부터 생계를 책임지며, 가족을 위해 온갖 고된 일을 해나갑니다.
덕수는 독일로 광부 파견을 떠나고, 이어 베트남전에도 참전하며 가족을 위해 헌신합니다. 영화는 그의 인생 여정을 통해 1세대 산업 근로자들의 희생과 그들이 이룬 대한민국의 발전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특히 국제시장은 단순한 장터가 아닌, 전쟁 이후 피난민들의 삶터이자 부산 재건의 출발점으로 기능합니다. 좁은 골목 사이를 채운 상점, 노점상, 그리고 억척스럽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부산 특유의 강인함을 대변합니다. 영화 속 광복동 골목이나 국제시장의 실제 상권은 오늘날에도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어, 영화를 본 뒤 직접 그 장소를 찾는다면 훨씬 깊은 감정이 밀려옵니다. 여행자들에게는 단순한 시장 이상의 의미로 다가올 것입니다.
 

2. 밀수 – 진숙과 춘자, 부산 바다 위 여성들의 생존기

‘밀수’(2023)는 류승완 감독이 연출한 영화로, 1970년대 부산의 해안도시 분위기를 실감 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여성 중심 서사로 구성된 것이 특징인데, 주인공 진숙(김혜수 분)과 춘자(염정아 분)는 과거에는 물질로 생계를 유지하던 해녀였습니다. 하지만 해산물 가격 하락과 남편의 사고로 인해 생활이 어려워지자, 그녀들은 위험한 ‘밀수’에 뛰어들게 됩니다.
진숙은 책임감 강하고 가족 중심적인 인물로, 생계를 위해 어떤 일이든 감수하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반면 춘자는 조금 더 자유롭고 생존을 위해 기민하게 판단하는 캐릭터입니다. 두 사람은 생존이라는 같은 목표 아래 있지만, 방식과 신념의 차이로 갈등을 겪습니다. 이러한 관계는 당시 부산 여성들의 현실을 은유적으로 드러냅니다.
영화는 영도 앞바다, 송도해수욕장, 감천항구 등 실제 부산 해양 지역을 주요 배경으로 사용하여, 당대 항구 도시의 생생한 모습을 사실감 있게 재현합니다. 물질하는 해녀들의 역동적인 장면, 물건을 숨기기 위해 잠수하는 긴박한 순간들, 밀수품을 거래하는 선창의 긴장감 등은 부산 바다의 이면을 보여줍니다. 부산은 단순한 항구도시가 아니라, 생존의 전선이었던 곳이었으며, 그 속에서 살아가는 여성들의 고군분투가 밀도 있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이 영화를 보고 부산 바닷가를 걸으면, 그 물아래 숨겨진 이야기들이 더욱 깊게 느껴질 것입니다.
 

3. 친구 – 준석과 동수, 부산 사투리와 진한 청춘의 흔적

곽경택 감독의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제작된 ‘친구’(2001)는 1970~80년대 부산을 살아가는 네 친구의 우정, 갈등, 그리고 비극을 그린 작품입니다. 유오성(준석 역), 장동건(동수 역), 서태화, 정운택이 맡은 인물들은 모두 고등학교 동창이지만, 시간이 흐르며 각기 다른 길을 걷게 됩니다. 특히 준석과 동수는 어린 시절 가장 친했던 친구지만, 조직 폭력배 세계에서 적으로 만나 비극적인 운명을 겪게 됩니다.
준석은 부친의 조직을 물려받는 냉철한 성격의 인물로, 외면은 거칠지만 내면에 고뇌와 애정을 가진 인물입니다. 동수는 빈곤한 가정환경 속에서도 꿋꿋하게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려는 진취적인 인물로, 친구에 대한 의리와 자존심 사이에서 갈등합니다. 이들의 이야기는 단순한 조폭영화를 넘어, 부산 청춘의 현실과 인간 관계의 복잡성을 진하게 보여줍니다.
촬영지는 자갈치시장, 부산항, 남포동, 영도다리 등 부산을 대표하는 장소들이 중심을 이루며, 특히 부산 사투리의 강한 억양과 감정 표현은 이 영화의 핵심 요소입니다. “네 친구하나 잘 뒀다 아이가” 같은 명대사는 당시 청춘들의 거친 감정과 정서를 단번에 전달합니다. 영화는 부산이라는 도시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등장인물의 인생을 좌우하는 상징적 공간으로 기능하며, 관객에게 잊지 못할 인상을 남깁니다. 실제로 ‘친구’ 이후로 부산 사투리와 지역 문화가 전국적으로 재조명되었을 정도로 강한 파급력을 가졌습니다.
 

결론

부산을 담은 영화 세 편, ‘국제시장’, ‘밀수’, ‘친구’는 각각의 시대와 시선, 주인공의 삶을 통해 부산이라는 도시를 다층적으로 보여줍니다. 국제시장의 골목에서, 해녀들의 바다에서, 그리고 거친 청춘의 뒷골목에서 부산의 진짜 얼굴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여행 전에 이 영화들을 본다면 단순한 관광이 아닌, 감정과 서사가 깃든 특별한 여행이 될 것입니다. 영화로 먼저 여행을 시작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