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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캔 스피크 서사, 실화, 배우, 제작배경

by 수니의공간 2025. 6. 4.

〈아이 캔 스피크〉는 2017년 개봉한 한국 영화로,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다루면서도 따뜻한 유머와 감동을 함께 전하는 작품입니다. 고집 센 할머니와 까칠한 공무원이 영어를 통해 교감하고 변화하는 과정을 그리며, 결말부에서는 잊혀서는 안 될 역사적 진실을 감동적으로 전달합니다. 본 글에서는 영화의 줄거리, 실화 여부, 주요 출연진, 그리고 제작 과정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중심으로 〈아이 캔 스피크〉의 깊은 의미를 살펴보겠습니다.

 

아이 캔 스피크 서사, 실화, 배우, 제작배경

 

영화 아이 캔 스피크 서사

〈아이 캔 스피크〉는 서울의 한 구청을 배경으로, 수십 년 동안 끊임없이 민원을 넣는 ‘옥분 할머니’와 원칙주의 신입 공무원 ‘박민재’의 만남으로 시작됩니다. 옥분은 도로, 전선, 담장 등 마을의 크고 작은 문제를 세세하게 챙기며 매일같이 민원을 제기합니다. 반면 민재는 규정과 절차에 철저해 두 사람은 사사건건 충돌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옥분은 느닷없이 민재에게 “영어 좀 가르쳐 달라”라고 부탁합니다. 민재는 당황하지만, 옥분의 진지함과 열정에 감동해 야근 후 영어 수업을 시작합니다. 옥분은 작은 단어 하나도 꼼꼼히 메모하며 열심히 공부하고, 두 사람은 점차 서로를 이해하며 따뜻한 관계로 발전합니다. 그러나 이 모든 배움의 이유는 단순한 취미가 아니었습니다. 옥분은 과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였고, 미국 의회 청문회에서 자신의 아픈 경험을 직접 영어로 증언하기 위해 준비 중이었습니다. 민재는 이 사실을 알게 된 후 그녀의 용기에 깊이 감동하며 진심으로 돕기 시작합니다. 영화는 옥분이 미국 청문회장에서 떨리는 목소리로 담담히 자신의 상처를 세상에 알리는 장면으로 클라이맥스를 맞이합니다. 이 장면은 단순한 개인의 고백을 넘어, 역사의 진실과 기억을 지키는 용기의 상징으로 강한 울림을 남깁니다. 〈아이 캔 스피크〉는 웃음 속에 따뜻함과 묵직한 감동을 담으며, 한 사람의 목소리가 얼마나 강력한 힘을 가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의미 있는 작품입니다.

 

실화

〈아이 캔 스피크〉는 특정 인물의 일대기를 그대로 다룬 전기 영화는 아니지만, 1990년대부터 이어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국제 증언 활동에서 깊은 영감을 받은 작품입니다. 특히 영화 속 옥분 할머니 캐릭터는 2007년 미국 의회 하원 청문회에서 실제로 용기 있게 증언했던 위안부 피해자들의 모습을 토대로 창작되었습니다.

그 청문회에는 고 김군자 할머니, 이용수 할머니 등 한국인 피해자들이 직접 참석해 자신들의 아픈 과거와 일본군의 만행을 세계 앞에 증언했습니다. 이들은 통역을 거치기도 했지만, 자신들의 입으로 진실을 말하기 위해 고군분투했고, 그 용기와 의지는 전 세계인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영화 속 옥분이 영어로 증언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설정은 단순한 극적 장치가 아니라, 실제 피해자들이 자신의 목소리로 역사의 진실을 세상에 알리고자 했던 간절한 노력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아이 캔 스피크〉는 특정 개인의 삶을 그대로 재현하지는 않았지만, 실존 인물들의 활동, 용기, 그리고 역사적 사건에 근거한 정서적 진실을 바탕으로 전개됩니다. 이 영화는 단순히 웃음과 감동을 주는 드라마를 넘어, 잊혀져가는 역사와 그 속에서 상처 입은 이들의 목소리를 다시금 세상에 알리는 역할을 합니다. 감독과 제작진은 인터뷰를 통해 “이 영화는 피해자 한 분 한 분의 실화를 그대로 옮긴 것이 아니라, 그분들이 보여준 용기와 진실을 향한 움직임을 영화적으로 존중하고 담아낸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결국 〈아이 캔 스피크〉는 위안부 피해자들이 수십 년 동안 싸워온 진실 규명과 기억 운동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으며, 관객들에게 역사적 책임과 기억의 중요성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입니다.

 

주요 배우

  • 나문희 (나옥분 역)
    베테랑 배우 나문희는 이 작품에서 고집 세고 까칠하지만 내면에 깊은 상처를 간직한 위안부 피해자 ‘옥분’을 섬세하게 연기했습니다. 노년층 여성 캐릭터를 희화화하지 않고 품위 있게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이 작품으로 2017년 각종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습니다.
  • 이제훈 (박민재 역)
    공무원으로서 원칙주의자이자 냉정했던 인물에서, 옥분을 이해하고 마음을 여는 따뜻한 청년으로 변모하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표현했습니다. 이전 작품들과는 또 다른 부드럽고 현실적인 연기를 보여주며 호평을 받았습니다.
  • 박철민, 연제욱, 성지루, 이지훈 등
    주변 인물들도 각자의 개성으로 이야기를 풍성하게 채워주며, 구청이라는 일상의 공간을 생생하게 표현했습니다.

 

영화 제작배경

〈아이 캔 스피크〉는 사회적이고 역사적인 주제를 다루면서도 관객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휴먼 코미디 형식을 선택했습니다. 영화는 초반부에 옥분 할머니와 민재의 티격태격하는 유쾌한 일상으로 시작합니다. 배우 나문희와 이제훈의 티키타카식 대사와 상황 유머는 관객들에게 자연스럽게 웃음을 유도합니다. 이런 코믹한 흐름 덕분에 영화는 관객이 인물들과 충분히 정서적으로 교감한 뒤, 중반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감정의 깊이를 더해가는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특히 영화 후반부는 위안부 문제라는 매우 민감하고 역사적인 상처를 본격적으로 다루게 됩니다. 제작진은 이 지점에서 감정이 과잉되거나, 불필요하게 정치적 선동으로 비칠 위험을 피하기 위해 극도로 섬세한 연출을 택했습니다. 미국 의회 청문회 장면은 단순한 드라마틱한 감정 폭발이 아닌, 실제 증언의 무게와 진정성을 살리기 위해 영어 대사 하나, 통역 타이밍, 카메라 앵글, 컷 전환까지 세밀하게 구성되었습니다.

감독 김현석은 인터뷰에서 “이 영화는 단순히 위안부 문제를 다루는 사회 고발물이 아니라, 모두가 쉽게 공감할 수 있는 ‘할머니와 손자 같은 관계’를 통해 접근하고 싶었다”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의 전작인 〈스카우트〉, 〈투사부일체〉, 〈쌍화점〉 등에서도 볼 수 있듯이, 김 감독은 유머와 감정을 균형감 있게 조율하는 데 강점을 가진 연출자입니다. 그런 연출적 노하우는 〈아이 캔 스피크〉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어, 영화가 역사적 아픔을 담고 있음에도 지나치게 무겁지 않게, 그러나 결코 가볍지도 않게 전달됩니다.

결국 〈아이 캔 스피크〉는 단순히 역사 교육적인 영화가 아니라, ‘개인의 상처가 어떻게 사회적 연대로 회복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따뜻하면서도 묵직한 작품입니다.

결론

〈아이 캔 스피크〉는 위안부 피해자라는 역사적 아픔을 새로운 방식으로 조명한 영화입니다. 단순한 고발이나 다큐멘터리적 접근이 아니라, 웃음과 감동, 그리고 인간관계를 통한 연대의 메시지로 관객을 감싸 안습니다. 옥분의 “아이 캔 스피크”라는 말은 단순히 영어를 말하겠다는 뜻이 아니라, 자신의 아픔을 스스로 세상에 알리겠다는 선언입니다. 이 영화는 잊혀져가는 진실을 되새기게 할 뿐만 아니라, 일상 속 연대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는 깊은 울림을 남깁니다.